"아직 차가 쌩쌩하게 잘 굴러가는데, 굳이 돈 들여서 정비소에 가야 하나?"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오면 그때 가서 고치면 되지."
많은 운전자들이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몸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건강검진을 미루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정밀한 기계입니다. 문제가 겉으로 드러났을 때는 이미 작게 막을 수 있었던 '호미'가 손쓸 수 없는 '가래'가 되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관리의 핵심은 '고장이 나면 고치는 것(사후 정비)'이 아니라, '고장 나기 전에 관리하는 것(예방 정비)'입니다. 그리고 그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정기 점검입니다.
'소모품'을 제때 갈지 않으면, '부품'이 망가집니다
자동차에는 주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이 있습니다. 엔진오일, 각종 필터, 브레이크액, 타이어, 와이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소모품들은 자동차가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돕고, 더 중요하게는 핵심적인 '부품'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몇만 원짜리 엔진오일을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엔진 내부에 찌꺼기가 쌓여 결국 수백만 원짜리 엔진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제동력을 만드는 수만 원짜리 브레이크 패드를 제때 갈지 않으면, 수십만 원짜리 브레이크 디스크까지 손상시키게 됩니다.
즉, 정기 점검이란 이러한 소모품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때 교체해줌으로써, 더 큰 비용이 드는 핵심 부품의 고장을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명한 활동입니다.
최고의 정비 지침서는 '내 차 사용 설명서'
"그럼 언제,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인터넷 검색도, 정비사의 어림짐작도 아닌, 바로 당신의 차 안에 있는 **'차량 사용 설명서(오너스 매뉴얼)'**에 있습니다.
설명서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수많은 연구와 테스트를 거쳐 만들어낸 '정기 점G검 주기표'가 있습니다. 보통 1만 km, 2만 km 등 주행거리별로 교체하거나 점검해야 할 항목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 표를 기준으로 내 차의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미루면 치명적인 필수 점검 항목
- 타이밍벨트/체인: 엔진의 회전 주기를 맞춰주는 핵심 부품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정해진 교체 주기를 넘기면 주행 중 끊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엔진이 완전히 파손되어 엄청난 수리비가 발생합니다.
- 브레이크액: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제동 성능이 떨어집니다. 특히 긴 내리막길 등에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베이퍼 록' 현상을 유발할 수 있어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점검 항목입니다.
정기 점검은 불필요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더 큰 지출과 위험을 막는 '보험'과도 같습니다. 오늘 내 차의 설명서를 꺼내 다음 정기 점검 시기를 확인하고, 달력에 표시해두는 작은 습관으로 내 차의 수명과 나의 안전을 모두 지키시길 바랍니다.